어깨 고장으로 병원 신세를 져서 오랜만에 써본다.
몸이 아프니까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없기도 했다.
첫째
전체적으로 분야에 상관없이 첫째와 의견 대립이 많아졌다. 물론 말을 잘 들을 때도 있지만, 이전보다 확실히 대립 빈도가 늘었는데, 미운 3살이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반항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아이와 싸운다는 마음을 버려야 하는데, 악을 쓰는 아이를 견디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다.
날뛰는 이 아이를 누가 좀..ㅠㅠ
자는 게 무서워요.
최근 침대를 넓히고 첫째와 둘째를 같이 재우고 있는데, 첫째가 잠 자기를 싫어해서 조금 힘들다. 잠잘 때가 되면 시도 때도 없이 엄마 아빠를 불러대는 것도 참 난감한데, 가끔 울기도 해서 먼저 자고 있던, 혹은 자려고 했던 둘째와 같이 우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잠을 쉽게 들 수 없는 문제는 '어두워서 무서움', '각성 상태', '부모의 부재'로 불 수 있다.
어두움은 수면등으로 해결했다. 첫째 반응이 꽤 좋았고, 실제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각성 상태는 취침 30분 전부터 뛰지 말고 걷기, 거실에 흰 조명 대신 주황색 조명 켜기, 취침 전 책 읽기 등으로 제어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면 교육의 의지가 있어 잘 때 부모의 부재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침대 밖에서 5분 정도 있어준 후 나가고 있다. 처음엔 울고 불고 난리가 났었는데, 최근 들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지 다소 나아졌다.
맛이 없어요..?!
집에서 식사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음식을 집중적으로 먹는 버릇이 있고, 좋아하는 음식만 먹으려고 하며, 식탁에서 숟가락, 젓가락을 이용해 장난을 많이 친다. 이 나이대 아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하는데, 제일 큰 어려움은 '집'에서만 밥을 잘 안 먹는다. 첫째의 식욕이나 저작능력 등 식사 시 물리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주먹밥 같이 환장하는 식단은 조금 예외긴 하지만(이것도 좀 시원찮음) 대체로 집에서는 밥을 잘 안 먹는다.
이상해서 어린이집에 물어보니, 집에서와 똑같이 먹기 전 반찬을 말아놓고 종종 장난치는 상황이 있긴 하지만, "잘 먹을 때는 두 그릇도 거뜬하게 먹어요!"라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뭔가 식단이 다를까 싶어 식단 사진을 요청드렸는데 흔쾌히 주셨다. 식단은 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내가 각각 아이에게 집 밥 안 먹는 이유를 물어보니, "맛이 없어서요~"라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도 모르겠고, 밥은 잘 안 먹고 간식은 열심히 찾는 걸 보니, 당분간 고생 좀 할 것 같다.
그림을 그린다.
뭔가 모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직선, 곡선, 동그라미 정도를 그리고 놀았다. 그나마 영유아검진에 검사용 그림 그리기는 시키면 곧잘 따라 하긴 했는데, 스스로 모양이라고 말할법한 것은 잘 그리지 못했다.
그래도 꾸준히 색연필을 쥐여주고 그리기 놀이를 했더니 어느 순간 자동차라며 큰 네모(다소 찌그러진)와 동그라미를 붙여 그렸다. 다른 사람이 보면 낙서겠지만, 정말 많이 발전한 거다. 짝꿍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꾸준히 시킨 보람이 있나 보다. 첫째는 소방차를 좋아해서 소방차와 소방관을 자주 그린다. 점점 멋진 소방차가 그려지길 기대해 본다.
내 거야~ 으아앙!!
드디어 형제간의 영역 다툼이 시작되었다. 동생이 자신의 장난감을 만지거나 자기가 노는 곳으로 다가오면 굉장히 싫어한다. 최근 둘째의 기어 다니는 속도라 상당히 빨라지면서, 첫째 장난감으로 접근하는 속도 또한 굉장히 빨라졌다. 딱히 악의는 없고 순수 호기심으로 보이는데, 첫째가 열심히 만들어 놓은 본인의 세상을 둘째가 망가뜨리는 게 문제다.
영역 싸움과 무관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아무래도 놀이 공간을 적절하게 분리가 필요해 보이는데, 아직 집 구조 여건 상 고민만 하고 있고 분리는 못하고 있다. 부모가 개입해서 물리적으로 분리를 해주고 있는데, 가끔 부모 중 한 명이 없어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 집안이 난리가 나곤 한다. 최근 조금씩 달래고 있어서 일부 나아진 면이 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친구들이 좋아요!
혼자 노는 것보다 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시기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몇몇 친구들이 첫째를 좋아하는지, 종종 영상 통화를 걸어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늘 걱정하는 게 교우 관계인데, 잘 지내는 걸 보니 참 다행이다,
친구들과 노는 모습을 보면 간혹 각성이 올라가면 정신없이 노는 경우가 있는데,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5초~10초 정도 차분하게 쉬어가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둘째
아랫니에 이어 윗니가 2개가 났다. 스스로 앉을 수 있게 되었고,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첫째는 독특하게 기어 다녔었는데 둘째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기어 다닌다!
이유식이 맛있어요!
분유, 이유식을 잘 못 먹는다고 걱정한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이유식은 기가 막히게 먹는다. 숟가락을 입게 가져가면 알아서 입을 벌리고 먹으며, 많은 양을 줘도 뚝딱 해치운다. 현재 5배 죽으로 한 끼에 140ml, 2끼에서 3끼 정도 챙겨주고 있는데, 가끔 이유식이 모자라다는 사인을 보내기도 한다. 부모조차 맛없을 것 같다고 느껴지는 이유식이 종종 있는데, 그런 것 마저 잘 먹는 게 너무 신기하다. 이 기세를 몰아 요거트를 줘봤는데 아주 잘 먹었다. 그 기세를 몰아 물을 약간 줘봤는데, 한번 먹더니 곧 저지당했다. ㅠ
가끔씩 첫째가 먹여주는데, 곧 잘 먹는다. 어린아이치곤 이유식을 제법 깨끗하게 먹는 것 같다.
자는 게 어렵진 않은데..
자는 게 어려운 아이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통잠을 잘 자는 것 같진 않다. 새벽에 잘 자다가 깨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여기서 잘못하면 아이가 한 시간씩 안 자는 경우가 생긴다. ㅠㅠ 이앓이, 성장통, 꿈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부모가 다소 괴로운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서로 부딪혀서 깨는 경우도 있다. ㅠㅠ
이제 일어나야겠어요! 옹알옹알!!
이제 기어 다니는 건 거의 전투 포복처럼 빠르게 기어 다니며, 최근 스스로 무릎을 꿇거나 일으켜 세우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게 되었다.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옹알이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가끔 첫째랑 떠드는 걸 보면 아주 시끄럽다. ㅠㅠ
스스로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매트에 앉아 있다가, 혹은 자세를 비틀다가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어 조심하고 있다. 둘째 다리에 힘이 생긴 덕분에 덕분에 프롬유 샤워핸들을 활용하고 있다.
아이가 일어나면 시고 위험이 있어 아기 침대를 보내줬다. 첫째 때부터 꽤 길게 사용했던 침대인데, 첫째도 나도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는지 집 밖으로 마중까지 나왔다. 잘 가 침대야!
그 외
요즘 형제가 아주 그냥 신났다. 장난감으로 싸울 땐 언제고
첫째가 사랑과 고마움을 자주 표현한다. 이럴 땐 참 예쁘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놀아줘서 고마워요 등)
첫째와 함께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 아주 즐거워했다.
첫째가 여자 아이 앞에서 잘 보이려고 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벌써부터 ㅎㅎ
첫째가 미지근한 물을 뜨겁다고 표현한다. 아무래도 싫은 듯.
둘째 호기심이 정말 많고, 뭔가를 테스트하는 느낌이 난다. 첫째와는 다르게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모든 서랍문을 다 열 것 같은 기세다.
둘째는 '푸슝!', '까꿍!' 소리와 돌돌이 청소 도구를 참 좋아한다.
둘째가 로봇 청소기를 따라가다가 청소기에 치인(?) 이후로 잘 따라다니지 않는다.
둘째가 노래가 나오면 고개를 도리도리 한다. 머리로 춤을 추는 듯..?
둘째가 코를 풀 때 짜증 냈는데 이제 안 낸다. 괴롭히게는 아니라 코를 닦아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둘째도 첫째처럼 베이비 엔젤스에서 잘 놀았다. (근데 표정 무엇)
어깨가 고장 나기 전 마지막 목마 태우기.
지금은 목마는커녕 외부 활동도 어렵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도 슬슬 한계에..
곧 재활 열심히 해서 얼른 회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