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관찰일기

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

푸쥬 ! 2023. 10. 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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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고집이 굉장히 강해진 한 달이었다.

짜증도 많이 나지만, 한편으론 아이 자아가 강해진 걸까?

그렇다면 그리 나쁜 일은 아닐 것 같다.

 

 

내가 할 거야! 내 거야!

24개월 차에 "나도! 나도!"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제는 "내가 할 거야! 내 거야!"로 진화했다. 끌리는 행동을 자기가 할 거라고, 끌리는 물건을 자기 거라고 하는 등 고집이 강해졌다. 또 떼쓰는 것이 확실히 늘었다. 이게 점점 커지면 미운 네 살이라고 하나보다 싶었다. 처음에는 아이의 강한 저항에 조금 당황하다가 야단을 치기도 했는데, 야단이 능사가 아님을 깨닫고 지금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위험한 행동(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하는 등)을 하면 얄짤이 없지만, 되도록 아이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아이 입장에서 납득이 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물론 계속 우는 건 어쩔 수가 없지만..ㅠㅠ)

 

 

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

가끔 내 입장에서 말도 안 되는 떼를 쓰는 경우가 있다. 어느 날 점심에 아이에게 바나나를 준 적이 있다. 먹고 남은 바나나가 없는 것을 인지시켜주었는데, 같은 날 저녁에 에 바나나를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 대표적이다. 즉 무언가 없거나 다 떨어진 것을 달라고 하는 상황이 난감하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타일러도 대성통곡을 한다. 여기서 같이 흥분하면 아이에게 말리는 것을 잘 알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다. 개인적인 솔루션은, 아이가 차분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이 스스로 납득이 가도록 잘 설명해 주고, 또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진 적절히 먹히는 것 같다.

 

그래도 그나마 밖에서는 잘 그러지 않아 위안을 삼고 있다. ㅎㅎ

 

 

신기하고 재밌어요! 하지만 시간이 필요해요!

아이가 어떤 일이나 놀이를 싫어하진 않지만, 막상 보고만 있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처음엔 싫어하나 싶었는데, 막상 그 장소를 떠나긴 싫고, 그렇다고 뭘 딱히 하지도 않는, 그러나 아이는 웃고 있는 이상한 상황들이 종종 생겼다. 처음엔 조금 헷갈렸으나, 생소한 일에는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

대표적인 예가 후배 가족과 함께 캐리비안 베이에 놀러 갔을 때다. 아이가 물놀이를 즐길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위한 장소에 온 것은 처음이었다. 우선은 유아풀에서 몸을 적당히 적시면서 물에 적응했다. 아이는 이때부터 물에 들어가기보단, 유아풀에 서서 발만 담그기만 하고, 헤벌쭉 웃고 있었다. 나는 아이가 물에 들어갈 준비가 다 되었다고 생각했고, 아이를 튜브에 태우고 얕은 파도풀에 살짝 담갔다.

 

 

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

결과는 오열과 함께 강한 거부반응이었다. ㅠㅠ

 

 

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

오전 내내 같은 행동이 반복되어 오전은 그대로 날려버리고, 점심을 간단히 챙겨 먹었다. 오후에는 모래 놀이를 해야 하나, 집에 돌아가야 고민을 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물놀이를 하러 가자고 아이가 나를 잡아당겼다. 오전에 오열하던 모습은 어디 가고 갑자기 유아풀에 몸을 담그더니, 유수풀까지 3바퀴 이상 클리어하면서 오후 내내 즐겁게 놀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몸살이 났다..ㅠ) 내가 아이한테 따로 무슨 행동을 한 건 아닌데 오후에 이렇게 바뀐 것을 보면, 오전에는 생소한 환경을 마주치면서 충분히 탐색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캐리비안베이의 일을 경험 삼아 아이가 비슷한 행동을 보일 때 조금 더 기다려주고, 대화로 설명해 주고, 안심시켜 주니 아이가 전보다 편안해지는 것이 보인다. 조금 신중하고 느리고 탐색이 필요한 아이지만, 나중엔 누구보다 신나게 노는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방, 아빠방에서 자고 싶어요!(?)

최근 들어 아이가 엄마방, 아빠방이라고 칭하면서 부모 침실에서 자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하고 있다. 엄마, 아빠와 자고 싶은 게 아니라 엄마방, 아빠방에서 잔다는 표현을 하고, 실제로 혼자 둬봤는데 잘 있는 것을 보면 애정결핍보다는 정말 부모 침실이 좋은 건가 싶다. "어두워지면 방이 잠겨요~"라고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고 있는데, 다행히 잘 속아서 자기 방으로 간다. 가끔 아이가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여기 열려있어요!!" 하고 방문 잠금 상태를 제보해 주는 경우가 있어서 조금 민망할 때가 있다. ㅎㅎ;

 

 

이거 읽어주세요!

요즘 독서가 재밌는지 스스로 독서를 하거나, 책을 읽어달라고 부모를 쪼르르 쫓아온다. 물론 아직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은 없다. 하지만 책을 읽는 상황을 기억하는지, 마치 글을 읽었다는 느낌으로 부모가 읽어줬을 때의 문장을 뱉는다.(?!) 생각보다 당황스러웠지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좋았으니 부모가 말해준 문장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책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항상 같은 책을 들고 오는 것은 아니다.

 

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

'이거 읽어줘', '책 읽어주세요'. 처음에는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가면서 책 읽어달라고 오는 아이가 마냥 귀찮기도 했지만, 이젠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된 것 같다. 물론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야 하는 것은 곤욕이긴 하지만, 나중엔 나한테 오지도 않을 거란 생각을 하면 벌써 슬퍼진다. ㅠㅠ 거두절미하고 책 읽는 것이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면서, 또 책 읽는 습관이 쭉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치과 영유아 검진

치과 영유아 검진 겸 불소 도포를 위해 치과를 방문했다. 다행히 썩은 이는 없다고 하는데, 아직 이가 덜나서 불소도포를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략 30개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대신 손을 빨았던 습관 때문에 윗니 아랫니가 조금 벌어져있다고 하시면서, 손 빠는 습관을 고쳐주길 당부하셨다. 이가 조금 약한 편이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첨언하셨다.

 

사실 검진보다 놀란 건 치과의 모습이었다. 천장에 TV가 달려있질 않나, 키즈카페처럼 인형이 있나, 이것이 요즘 치과(?)인가 싶을 정도로 아이를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우리 아이는 치과가 처음이라 굉장히 낯설어하면서 사전 진료를 거부했었다. 아무리 타일러도 진정이 안되던 찰나에 의사 선생님이 등장하셨다. 의사 선생님은 이 상황이 익숙하신 듯, 무슨 육아 전문가 같은 솜씨로 아이를 리드하면서 능숙하게 진료하셨다. 그야말로 문화 충격.. 그동안 노력은 무얼 위한 건지..ㅠㅠ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 외

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

음식을 가끔씩 야금야금 베어 먹는 습관이 있다. 바나나, 뻥튀기를 야금야금 베어 먹어 썩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닐 때가 종종 있다. (뒤처리는 부모 몫이다..!!)

 

요즘 들어 아이가 흥분하면 소리를 아주 크게 지르는 일이 종종 있다.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이유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잘 타이르고 있다.

 

우리 집은 의도적으로 TV를 보여주지 않는데, 명절처럼 최근 사람들이 많은 날에는 어쩔 수 없이 TV게 되어 미디어에 노출이 되는 경우가 있다. 여태 TV를 안 보여줬더니 아이가 TV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TV에서 자동차 광고가 나오면 자동차가 나왔다고 엄청 집중한다. 그리고 광고가 끝나면 TV에 관심을 주지 않는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체험활동을 가서 조금 꺼려하는 활동이 있을 때, "이거 엄마 아빠 줄 거예요~", "엄마 아빠가 좋아하실 거야~"라고 하면 아이가 아주 말을 잘 듣는다고 말씀해 주셨다. ㅎㅎ

 

 

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생후 26개월 차 우리 아이 성장과 발달

아이가 낯을 잘 가리지 않고 행동도 활발해서 어른들의 이쁨을 많이 받고 있다. 친구, 어른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또 집에 있으면 갑갑한 경우가 있는지 밖에 나가자고 때를 많이 쓰기도 한다. (이건 어린아이의 공통점일지도 모르겠다.) 파워 I 성향을 가진 부부 밑에서 파워 E 성향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조금 당황스럽긴 하다. 물론 살면서 바뀔지도 모르겠지만, 고것 참 신기하다.

 

 

아이를 포함해 주변에 아픈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워지는 환절기라 그런 것으로 보인다.

건강 조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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