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3세의 기운이 올라오는 한 달이었다.
아이가 성장한 만큼 갈등도 늘어났다.
나는 이제 단비모드예요!
스스로 불만이 있을 때 부모 바짓가랑이를 잡거나 바닥에 주저앉기 시작했다. 소위 때를 쓰는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의사표현도 예전보다 명확해져서 표현할 수 있는 요구사항도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엄마 일어나~'.'아빠 일어나~', '바께! 바께!', '안자!', '안돼!'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집에 있는 간식 이름이나 장난감 이름을 외치는 경우도 많다. 말을 하는 것은 괜찮은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큰소리로 울고 징징대서 곤란할 때가 제법 많다.
그래도 이렇게 얌전히 놀이에 미련을 가지는 날은 다행이다.
이제 다 놀았어.. 가야지?ㅎㅎ
낮잠 싫어요!
낮잠을 거부하는 날이 많아졌다. 예전보다 체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낮잠을 없이도 하루를 버티는 날이 종종 생겼다. 체력이 좋아진 만큼 깨어있는 시간도 많아질 거라 예상은 했지만, 눈 비비고 하품하는 모습이 보이는데도 잠을 자기 싫어한다. 집이든 어린이집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36개월 전까진 하루 1회 1시간 정도는 낮잠을 자는 것을 권장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 최근 잠들기 전에 엉덩이를 리듬에 맞춰 토닥토닥해 달라는 새로운 요구사항이 생겼다. 혹여나 해달라고 했는데 안 하면 바로 오열을 시작한다.
균형 감각이 좋아졌어요!
아이와 놀면서 균형감각이 좋아진 걸 알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그네 타기가 있다. 예전엔 그네 의자에서 안정적으로 앉아있지 못했는데, 지금은 제법 여유 있게 앉아있다. 달리기나 점프할 때도 잘 넘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많아져서 제법 여느 아이들과 비슷해 보인다.
재밌어 보여요!
아이가 따라 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어떤 놀이나 활동이나 스스로 시작하기보다는 아이, 어른을 가리지 않고 다른 누군가가 하면 같이 따라 한다.
그래도 한번 집중하면 꽤 적극적으로 놀이에 임한다. 친구들과 같이하면 집중하는 시간도 같이 올라간다. 혹시나 스스로 어떤 일을 잘 못해서 문제가 있을까 싶었지만, 다른 친구들도 비슷하다고 하니 크게 걱정할만한 건 아닌 것 같다.
수족구 발병
처음으로 수족구라는 질병에 걸렸다. 우리 아이의 경우 38도 이상의 발열, 구내염과 설사 증상, 붉은색 반점이 생기는 증상을 보였다. 구내염으로 인해 식사에 어려움이 있었고, 설사 증상으로 화장실에 자주 갔다. 다행히 열은 금방 내렸고, 설사는 병원에서 지사제를 처방받아 완화되는 중이다.
수족구는 전염성이 있는 질병으로, 걸리게 되면 어린이집 등원이 불가능해진다. 병원에서 수족구 완치판정을 받고 서류를 제출해야 어린이집에 등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 양육자가 종일 아이와 붙어있어야 한다. 하필 단비모드와 맞물려서 정신적으로 힘든 한 달을 보냈다. 아이 스스로도 어린이집, 키즈카페 등 시설 이용을 못하면서 답답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
최근 생각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아이의 요구사항은 늘어가는데 의사소통의 한계는 명확하다.
언제쯤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