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지나 2024년이 왔다.
우리 아이도 햇수로는 3년째가 되었다.
어쩌다보니 이번 달은 놀이 이야기가 많다.
지저분하지만 참을만해요!
손에 뭐 묻히는 걸 굉장히 싫어했는데, 최근 많이 좋아졌다. 식사시간에 손에 밥풀이 묻으면 떼어내기 전까진 밥을 안 먹고 혼자 열심히 떼보다가 짜증을 냈다. 지금은 짜증은 안 내고 손을 보여주면서 떼 달라고 의사표현을 한다.
최근 "가루나무모래흙"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다. 처음에는 밀가루, 찰흙 등 손에 뭘 묻히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데, 나중엔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요즘은 어린이집에서 클레이도 잘 다룬다고 한다.
밀가루가 익숙해지니 그림 그리기도 시도한다. 물론 저건 아이가 그린 건 아니다.
밀가루와 찰흙을 겪고 나니 부드러운 종이 정도는 애교다.
내게 종이를 뿌려다오! 으아아아 달린다!!
아무래도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은 것 같다.ㅎㅎ
규칙을 이해해요!
순서를 이해하고 규칙을 지키려는 모습이 보인다. 얼마 전까지는 "내가 먼저, 내 거야" 같은 표현만 강조했다면, 지금은 친구를 배려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어느 날 친구와 트램펄린을 같이 타러 갔을 때, ㅇㅇ차례야!, ㅁㅁ차례야! 하면서 순서를 정해서 타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랬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땐 누가 장난감을 뺏어가려고 하면 "내가 먼저 놀고 있었어, 조금 있다가 줄게!"라고 말했고고, 친구의 장난감이 필요하면 "이거 가져가도 돼?"라고 물어봤다. 이 말을 직접 들었을 때 뿌듯함이란..ㅎㅎ
미용실 정복!
미용실을 정복(?)했다. 집에서 적당히 정리만 하던 머리를 드디어 미용실에서 깎을 수 있게 되었다. 미용실이 낯설고 생소하여 엄마 아빠가 한 번씩 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먼저 머리 깎는 모습을 보여주니 자기 차례가 왔을 때 울지 않고 머리를 잘랐다. 물론 조금 불안한 모습은 남아있지만, 차차 좋아지리라 생각이 된다. 드디어 아이 머리도 전문가 손길이 닿을 수 있게 되었다!
무서워요!
미용실은 극복했지만, 최근 들어 무섭다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 특별히 무서운 장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무서움을 느끼는 듯하다. 한번 무서운 감정을 느끼면 두려움으로 바뀌어 사소한 것조차 무섭게 느끼곤 한다. 사소한 것 중 대표적인 건 단순한 조명의 변화(갑자기 어두워지는 것,), 효과음 등 소리 발생 정도가 눈에 띄고, 그 이외에는 높은 곳과 같이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이것 때문에 수면이 방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무서움을 느끼면 말이 굉장히 많아진다. 랩 하는 수준으로 아는 단어는 다 말하는 것 같다. 스스로 긴장을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안쓰럽다. 아이가 너무 늦게 자면 힘들지만, 그만큼 힘들 아이 마음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져주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 같다.
그 외
주로 하는 놀이 중 산타놀이, 택배 놀이가 추가가 되었다.
왼쪽은 아는 동생이 산타로 변신해서 선물을 줄 때고, 오른쪽은 어린이집 선생님이 산타로 변신한 모습이다. 어째 왼쪽만 밝아 보이는 건 착각인지.. 산타놀이는 그렇다 치고, 택배놀이는 참 희한하다. 택배를 배달한 후 물건을 다시 가져간다. 도대체 무슨 놀인지...
스티커를 좋아해서 그런지 스티커북을 자주 가지고 논다. 1주일에 2개씩 무서운 속도로 뿌시는 중이다. 소모 속도가 상당하지만 비교적 싼 값에 구할 수 있어 효율이 굉장히 좋다.
한때 외출 필수품일 때도 챙긴다. 애정이 각별하다.
집안 구석구석 지저분하게 스티커가 널려있는 건 역효과인 것 같다.
최근에 눈이 와서 즐겁게 놀았다. 밟으면 뽀드득 소리가 나는 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추운 날씨였지만 한참을 뛰어다니면서 놀았다. 같이 뛰어다닌 나는 더웠다..ㅠㅠ
눈사람도 작지만 만들었다. 소소한 놀이 하나하나가 생소한 아이에겐 좋은 체험이 되었을 거라 생각된다.
육아가 쉽지 않고 번거로운 일들이 많다.
그래도 늘 밝은 아이라 내가 힘을 많이 얻는다.
올해도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