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쓸게 있나 싶었지만
새해부터 재밌는 일들이 많이 생겼다.
기저귀에서 벗어나는 중이에요!
요즘 화두는 아이의 기저귀 떼는 시기다.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슬슬 기저귀를 떼는 연습을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셨다. 우리 부부는 36개월 전까지 기저귀를 떼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에 부합하여 선생님과 합심하기로 했다. 그래서 1월부터는 어린이집에 팬티를 여러 장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이집에서 오전/오후 소변보기를 화장실에서 성공했다는 재밌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린이집 선생님 말씀으로는 근처 형님반 아이들, 기저귀를 이미 뗀 친구들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하고 싶었을 거라고 했다.
아직까진 아이가 제대로 소변 느낌을 아는 것은 아니고, 주기적으로 화장실에 가보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위대한 팬티 입기 도전은 물바다로 끝났다. ㅎㅎ... 어른들이 신경을 조금 못 써준 건지, 아이가 집이라서 그냥 편하게 지내서 그런 건지 알 순 없지만, 방긋 웃으면서 바지와 바닥이 물바다 엔딩으로 끝났다. 차차 좋아지겠지, 좋은 방법을 많이 찾아봐야겠다.
책 읽어줘요! 이거! 이거!
이렇게 책을 좋아했다고?! 최근 책 읽기 무한 반복 덕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분명 좋은 현상이긴 한 것 같은데, 한번 시작하면 같은 책 5~10회를 반복하여 읽기 때문이다. 그 후 다음 책으로 넘어가고, 다음 책은 또 몇 번을..ㅠㅠ 하도 많이 읽어서 지겨운 나머지, 요즘은 스토리를 내 마음대로 각색하여 읽을 때도 있다. (어차피 그림만 보는 아이라!)
그래도 최근 고모가 해준 말씀이 생각나 묵묵히 책을 읽어주고 있다. 고모는 자녀가 우리 아이와 비슷한 시기일 때, 삶을 사는데 몰두한 나머지 책을 많이 읽어주지 못해 후회된다고 했다. 지금 열심히 읽어주는 게 참 중요하고, 그렇게 스스로 책을 읽게 되는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나를 다독여주셨다. 이 말을 되새기며.. 오늘도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읽는다...ㅎㅎ...
못해요!! 못해!!
뜬금없이 어떤 일을 거부하는 경우가 늘었다. 물론 충분히 해오던 행동,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라 판단되는 행동들이다. 잘하던걸 격하게 못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되며 소위 벙 찌는 느낌이 들었다. 진심으로 못한다고 말하는 것 같지 않아 곰곰이 몇 가지 생각해 봤다.
1. 해주세요.
2. 같이 해요.
3. 장난, 심술
4. 진짜 못해요..?
아마 넷 중에 하나겠지 생각이 든다. 아이와 대화를 통해 상황 별 반응을 잘 살피고 판단해야겠다.
홈카메라 무서워요!
아이가 뜬금없이 아이 방에 설치해 둔 홈카메라를 무서워해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처음에는 홈카메라 야간 모드 시 발생하는 빨간 적외선 불빛을 싫어했다. 그래서 야간모드를 껐는데, 이제는 홈카메라를 달기 위해 설치해 둔 기둥이 무섭다고 하여 기둥도 제거했다. 그러더니 결국 홈카메라가 무섭다고 해서 방에서 치워버리게 되었다.
빨간 옷, 빨간 차는 엄청 좋아하면서 빨간 불빛은 싫은가 보다. 요즘 아빠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면 "눈에서 빨간빛이 나와요?"라고 물어볼 정도다. 분리수면을 힘들어하는 시점이기도 하고, 새벽에 아이가 소리를 낼 때 부모를 찾는 건지 확인하기 좋았는데 아쉽게도 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
홈카메라 제거 후 아이를 안심시키면서 타요 애착 인형을 2개 사줬다. 인형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언제나 곁에 두고 잔다. 가끔은 폭 안고 자는 모습이 참 귀엽다.
그 외
내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만들기 놀이에 아이도 똑같이 푹 빠졌다. 나는 어렸을 때 블록이 적어서 속상한 적이 많았는데, 우리 아이에게는 충분히 사주도록 노력해 봐야겠다.
아이가 '분리수면 없이 같이 잔다', '뛰어다닐 수 있다', '강아지가 있다'라는 이유로 외할머니네를 좋아하는 것 같다. 역시 아이와 같이 자면 이런 사진은 보너스로 겟!
식사 후 바로 트램펄린을 탄다. 놀랍게도 체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허허..
할머니의 트레이닝으로 엄지척이 가능해졌다. 생각보다 사진을 잘 찍는다.
일주일 정도 열심히 독려를 해도 양치 극구 거부했다. 결국 붙잡혀서 했지만..
뭔가 자랑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밥 다 먹은 것, 자동차 등등.. 칭찬을 받고 싶은가 보다.
아직도 산타 바라기 중이다.울면 선물을 안 준다고 자주 설명한다.
사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분리수면이었다.
'점점 멀어지기'라는 방법으로 아직 훈련 중이다.
다음 달 정도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