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은 참 정신없고 바쁘고 행복한 달이다.
새로운 가족이 생겼기 때문이다.
첫째
동생이 좋아요!
둘째가 생기면 다양한 상황이 생긴다고 한다. 엄마를 뺏길 거라는 생각,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할 거란 생각, 그로 인해 둘째를 공격한다는 등 부정적인 이야기만 한참을 전해 들었던 것 같다. 오죽하면 집에 커다란 장난감을 사 오면서 동생이 사 왔다는 설정까지 했으니.. 물론 중요한 이야기일 순 있지만, 난 그런 이야기들은 상당히 거부감이 든다.
아이가 내 생각과 같은진 모르겠으나, 중요한 건 아이가 동생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첫째도 어린아이지만, 자기보다 더 작은 아기를 보니 신기한가 보다. 아주 조심스럽게 '예쁘다~'라고 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
동생이 좋아요!
물론 동생이 좋다고는 하지만, 본인이 힘들 때는 동생이고 뭐고 얄짤이 없다. '동생 내려놓고 와', '나도 안아줘' 등등.. 그래도 이 정도면 꽤 양호하다고 생각된다. 첫째는 동생이 사용하는 물건에도 관심이 많다. 다 자기 어릴 때 썼던 것들인데 ㅎㅎ 뜬금없이 쪽쪽이를 물어본다거나 역방쿠에 누워있다거나 젖병을 물어보려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자기도 이쁨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인진 모르겠으나, 최대한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동생이랑 재밌게 놀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하기도 하고, 동생이 작고 예쁘다고 여기저기 관찰하는 모습이 귀엽고 예쁘다. 둘 다 애기인데..ㅎㅎ
아무쪼록 둘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
엄마와 떨어져도 괜찮아요!
둘째 출산으로 엄마가 조리원에 가면서, 1주는 외할머니, 2주는 아빠와 단 둘이 보내게 되었다. 아이 입장에서는 약 3주라는 시간을 엄마와 떨어져서 보내는 것이다. 첫째도 첫째지만 나도 준비할 것이 많았다. 아무리 육아를 같이 했다지만, 집에서 육아를 전담하던 역할이 아니었기에, 아이 어린이집 생활 패턴부터 외출, 식생활, 옷 등 전반적인 생활을 더 배워야 했다.
엄마와 제법 길게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아이의 멘탈은 괜찮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우려와 다르게 정말 별 일 없이 지냈다. 어린이집에 가서 즐겁게 생활하고, 하원하면 같이 못했던 동네 나들이나 키즈카페를 방문, 혹은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주말에는 어린이 뮤지컬 관람, 아쿠아리움 관람, 외식 등 그동안 첫째와 단둘이 하지 않았던 활동도 많이 했다.
그렇다고 아이가 마냥 엄마의 공백을 괜찮아했던 건 아니다. 하루 종일 괜찮다가도, 꼭 자기 전에 '엄마 보고 싶다~'라고 종종 언급했는데, 마음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영상통화 덕분에 많이 상쇄가 되었는데, 자기 전 엄마, 동생과 함께 영상통화를 하면서 아이 마음도 꽤 안정되었던 것 같다.
그 외
최근 역할놀이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키즈카페에 가면 늘 역할놀이를 빼먹지 않는다.
씽씽카 타는 연습을 가끔 하는데 맘처럼 잘 되지 않은 모양이다.
타요 뮤지컬을 좋아해서 이번엔 고고다이노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타요 못지않게 좋아했다. 특히 고고다이노는 배우들이 관객석으로 내려와서 인사를 해주는 시간이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어린이 뮤지컬을 찾아봐야겠다.
책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레 동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인어공주 공연은 근처 아쿠아플라넷에서 진행하고 있어 자주 관람할 수 있고, 다른 동화들은 소극장 연극을 예매해볼까 싶다.
자기 자신은 매우 힘이 센데, 이유는 골고루 잘 먹어서라고 한다.(?) 최근 먹는 얘기를 잘 언급하지 않았는데, 아직 좋아하는 것 위주로 먹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가자미를 잘 먹기 시작했다.
하늘 닿기(천장에 손 닿기)를 좋아하는데, 아빠를 보며 항상 키가 크고 싶다고 자주 말한다.
놀다가 갑자기 "~~라고 말해봐"라고 많이 한다. ex) "이게 뭐야"라고 물어봐!
아이가 아주 가끔씩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과자를 먹고 싶을 때, 과자를 먹고 싶다고 하면서 내 눈을 바라본다. 그리곤 같이 씨-익 웃는다. "안돼" 오열..ㅎㅎ;
둘째
첫째 출산 때는 머리가 하얘져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줄도 몰랐는데, 둘째 때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영상도 사진도 잘 찍을 수 있었다. 첫째는 성장 발달 작성을 늦게 시작했지만, 둘째는 첫 달부터 성장 발달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저 꽤 크죠? (55cm / 3.78kg)
초음파로 본 아이 크기에 비해 출산했을 때 아이가 생각보다 더 커서 의사도 산모도 놀랐다고 한다. 난 밖에 있었어서 그건 잘 모르겠고, 그저 예뻤다. 첫째는 조리원에서 퇴소할 때 몸무게가 3.8kg였는데, 둘째는 조리원 닷새 차에 몸무게가 4kg를 돌파했으니 확실히 크기 차이가 난다.
여러 검사에서 특이사항은 없는데, 심하게 울지 않는 편이다. 신생아실에서 아이 한 명이 울기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에게 울음이 전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아이만 멀뚱멀뚱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덩치에 맞게 참 잘 먹는다. 좀 당황스러운 게 있다면, 신생아들은 보통 분유를 게워낼 때 힘없이 게워내는데, 둘째는 어떻게든 다시 삼키려고 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ㅎㅎ;;
대부분 아이들이 졸릴 때, 찝찝할 때, 배고플 때 우는데, 이 친구는 찝찝할 땐 특히 심하게 운다. 아마 더러운 건(?) 못 참는 성격으로 보인다. 첫째 때는 기저귀가 소변으로 꽉 차거나, 대변을 크게 봐도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면, 둘째는 즉각 즉각 울음으로 반응한다.
둘째는 단유를 일찍 해서 그런지 육아 난이도가 첫째에 비해 조금 낮은 편이다. 덕분에 쪽쪽이도 빨리 활용할 수 있어서 밤수할 때도 조금 수월하고, 아이 수유 패턴도 빠르게 자리 잡았다.
가족이 늘면서 그만큼 바쁘고 피곤해진 탓에
아이들 행동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한다. (야근 많아진 건 덤)
천천히 진중하게 생각해 볼 시간이 줄어든 게 아쉽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내 포커싱도 바뀌어야 할 텐데..
둘째가 얼른 통잠을 자길 바란다..ㅠㅠ
가족이 늘었기에 집 구조에 대한 고민도 다시 시작했다.
과연 이 친구도 분리수면을 일찍 시작할 것인가..
일찍 시작하면 부부의 취미방은 날아간다..ㅠㅠ
뭐 어쨌든 무탈하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