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8개월부터 분리수면을 하고 있다. 분리수면 도중 종종 작은 문제점들이 나타났지만, 그때마다 해결하면서 큰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엄마를 찾는 아이를 보면서 분리수면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우선 분리수면 자체는 참 좋다고 생각한다. 독립심을 기를 수 있다는 대표적인 장점이 있지만, 그것보다 아이가 혼자 잘 자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부모 수면의 질이 올라간다는 장점이 훨씬 컸다. 또 아이 방이 생기면서 출퇴근 알람 등 소음에 영향을 받을 필요도 없고 생활 반경이 좁아지지 않아서 참 좋았다.
그랬었는데 최근 아이가 엄마를 찾기 시작했다. 전에도 찾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요즘 언어가 발달하면서 '엄마 보고 싶어요'라고 또박또박 말하는데, 부모 입장에서 마음이 울린다고 해야 하나, 마음이 약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종종 1박 2일로 놀러 가거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가면 어쩔 수 없이 가족이 한 방에서 잘 수밖에 없는데, 그때 엄마 아빠와 같이 자서 좋은 기억이 남았던 것 같다. 얌전히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굴러다녀서 모두가 힘들어지만 결국 같이 잔 건 맞다. 어쨌든 지금은 지금 분리수면을 멈추면 각각 가족 구성원들의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집 구조 변경, 출퇴근 시간 조정 등등..)
바로 아이와 대화를 했다. 엄마 아빠와 같이 잘 수 없지만, 자기 전에 조금 오래 있다가 나가기로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엉덩이 토닥토닥도 오래 해주기로 했다. 대화를 하니 확실히 예전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잠투정을 부리면서 엄마를 보고 싶다고 말한다.
마음은 아프지만 분리수면을 계속 유지하고 싶긴 하다. 그래도 나는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은 아니라서 아이가 많이 힘들다면 분리수면을 멈출 생각은 있다. 짝꿍도 일단 가능하면 분리수면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것 같다. 분리수면을 포기하면 여태까지 했던 노력이 아깝기도 하지만 집도 생활도 많은 변화가 필요할 거라 신중하게 생각해야 될 것 같다.
이번 건만큼은 전문가라도 만나고 싶은 심정이다.
육아는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