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독 추운 날이 많은 느낌이다.
영하 15도 한파로 집콕하는 날도 늘고, 감기로 고생도 해야 했다.
요즘 이가 나면서 이 주변에 피가 고인 모습이 자주 보인다.
겪어야 하는 일이지만, 아플 것 같아 마음이 좋진 않다.
그래도 이번 달은 유독 좋은 일들이 많다.
애착 장난감이 생겼다.
"따죠~~! 따따죠~~!! 아아아 따죠오오오!!!"
정답은 타요였다.
언제부턴가 계속 따죠를 외치면서 돌아다닐 때가 있었다.
어느 날, 타요 장난감 앞에서 따죠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 알았다.
타요도 좋아하지만, 애착 장난감과 함께 있기를 좋아한다.
보통 자동차를 좋아하고, 경찰빠방(타요 패트), 아빠빠방(소방차)을 유독 찾는다.
애착 장난감이 없으면 뭐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있다고 해서 뭐가 잘 풀린다는 장담은 없다.
그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소울 메이트일 뿐이다.
가끔 자동차한테 자기 밥을 주기도 한다..ㅎㅎ..
좋아하는 단어를 기억한다.
나 : 돼~지!
아이 : 꿀!꿀!
나 : 강아~지!
아이 : 멈!머!
나 : 오~리!
아이 : 꽤!꽤!
나 : 여~우!
아이 : 아옹~
나 : 고양~이!
아이 : 아옹~
나 : 늑~대!
아이 : ...?꿀!꿀!
요즘 동물 울음소리를 가르쳤더니, 기억하고 따라 해서 신기해하는 중이다.
돼지, 강아지, 오리, 고양이, 여우, 개구리 정도는 잘하는 것 같다.
번외로 악어는 울음소리가 없지만, 카드 그림을 보고 '아꺼'라고 말한다.
가끔씩 울음소리가 비슷한 친구들로 장난치면, 조용히 혼란해하다가 '꿀꿀!'을 외친다.
아마도 가장 자신 있는 단어이지 않을까 싶다.
울음소리 외에도 딸기(딱끼), 바나나(따다), 치즈(치지), 붕붕붕(뽀로로 노래) 등
좋아하는 음식이나 노래 제목도 잘 기억하는 것 같다.
꽂히는 단어가 생기면, 보통 하루종일 그 단어를 듣게 된다.
요즘 제일 많이 듣는 노래 중 하나인 '붕붕붕 붕붕붕' 이다.
아이가 '부붑ㅂ붑부붑' 이라고 하면 이 노래를 틀어달라는 것이다.
노래 카드를 꼽고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오는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가 '붕붕붕붕붕붕' 후에 버튼을 눌러서 가끔 노이로제가 걸릴 때가 있다.
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
생각하고 행동하고, 다듬진 느낌이다.
스스로 놀이라는 것을 하는 것 같다.
책을 혼자 읽기도 하고, 장난감을 스스로 조작하기도 한다.
예전에도 비슷하게 그랬지만, 뭔가 지금은 그럴듯한?
'오호 잘 노는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 보니 왜 양말 한쪽이 없는지 모르겠다.
키가 컸는지 이제 문고리에 손이 닿아서 스스로 문을 열고 닫기도 한다.
누군가 방에 있어야 문을 열고 닫는 놀이를 한다.
예전엔 문을 닫으면 꿀잠을 잘 수 있었는데, 요즘은 불가능해서 슬퍼졌다..
가끔 소파 밑에 장난감이 들어가면 스스로 청소 막대기 들고 오기도 한다.
스스로 잘 꺼내진 못하지만, 막대기를 들고 왔다는 게 신기했다.
확실히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외...
뭔가 쏘는 제스처를 취했더니 아이가 반응(상호작용)을 해줬다.
내가 하는 행동을 잘 받아주는 건지, 좋아서 그런 건지 전혀 모르겠지만 뿌듯하다!
이건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가끔 기저귀 실드를 믿고 엉덩이로 기어간다.
"안녕히 주무세요~"
아이와 잠자리 전에 항상 같이 인사를 한다.
예전엔 나만 했는데, 지금은 같이 마주 보면서 한다.
하루가 힘들어도 이때만큼은 활짝 웃게 된다. 참 좋다.
웃는 모습만 올렸지만, 사실 짜증도 굉장히 많이 늘었다.
의사표현이 확실해서, 싫은 건 손사래를 치며 거절한다.
그래도 언제나 부모 숨통을 틔어줄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