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난지도 벌써 11개월로 접어들었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점점 활발해지긴 했는데, 근래 들어서 급격하게 활동량이 늘어난 기분이다. 이제 무언가를 짚고 일어서는 운동능력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이동 능력이 상승하니 장애물을 뛰어넘고 온 집을 해 집고 다닌다.
물론, 장애물이 나라고 예외는 없다. 그래서 방마다 문단속을 열심히 하고 있다.
운동능력 상승! 이제 걷고 싶다!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어 하고, 어떻게든 스스로 일어서려고 노력한다. 앉아서 스스로 몸을 튕기면서 반동으로 일어나려는 노력이 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혼자 즐거운 리듬을 타는 것 같다. 한 손을 소파, 책상, 탁자 등 무언가를 짚은 상태에서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 특히, 이전까지는 앉아서 갖고 놀았던 에듀 테이블, 비지쥬를 일어서서 능숙하게 갖고 논다. 가끔 창문에 손을 짚고 바깥 구경을 하기도 한다.
단순히 힘만 좋아진 건 아니고, 아주 약~간 정교해지기도 했다. 이제 원하는 어떤 물체를 집어서 무작위 방향으로 던질 수 있다. 덕분에 장난감 정리 난이도가 올라갔다. ㅠㅠ 문센에서 두부에 꽂혀있는 막대기를 잘 뽑기도 했다. 돌리는 장난감을 돌릴 때, 예전에는 돌리다가 자기 손에 걸려서 사실상 안 돌아갔다고 한다면, 지금은 능숙하게 잘 돌리면서 놀고 있다.
포스팅 서두에 말했던 것처럼 모험심 또한 아주 강해졌다. 이 모험심 덕분에 집에서 웃을 일이 많기도 하다. 아이 스스로 안 가본 곳을 열심히 찾아다니는데, 가끔 스스로 들어갔다가 못 나오는 경우도 있다. 으아앙 꺼내줘어 ㅠㅠ
아이가 힘이 많이 생긴 것 같아 양손을 잡고 천천히 걸음마 연습을 해봤는데, 어색하지만 걸음마 하는 시늉을 했다. 뭐..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아이를 앞으로 당기니까, 어쩔 수 없이 발이 떼어졌다가 붙었다가.. 뭐 그런 걸음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본 짝꿍은 아주 귀엽다고 좋아했다고..ㅎㅎ 슬슬 걸음마를 도울 준비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간헐적 이유식 거부!
최근 짝꿍에게 자주 듣는 소리는 단연 "밥을 안 먹어" 이야기다. 딱히 음식을 싫어하는 것 같진 않은데, 할 수 있는 일과 호기심이 너무 많아졌는지, 밥 먹을 때 영 집중을 못한다.
배가 아직 덜 고픈가..? 너무 재밌는 게 많아서..?
정확한 원인을 찾진 못했지만, 모든 상황에서 한번 집중으로 먹는 식사량이 줄었다. 예를 들어, 분유를 160ml 먹는다고 치면 100ml 까지는 열심히 먹다가 갑자기 자리를 이탈한다. 분유를 다 먹었나 싶어서 빼려고 하면 다시 기어 와서 분유통을 잡고 구른다. 그렇게 또 10ml 정도 먹고 다시 이탈을 반복한다. 부모 좀 살려주세요.
이유식은 아예 시작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약간의 해법이 생겼는데, 예전 이유식 거부 사태 때 써먹은 티딩 러스크 제공 경험을 응용했다. 아이에게 만지작거릴 수 있는 숟가락을 주니, 이유식을 잘 받아먹기 시작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이유식을 먹일 수 있는 게.. 정말 이게 어딘가 싶다.
하지만 모든 일들이 그렇듯, 의도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아니야.. 그거 아니야..ㅠ
종합해보면, '식욕은 왕성하지만 하고 싶은 무언가가 너무 많아서 집중을 못한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건 그냥 내가 내린 결론이고, 아이 성장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앞으로도 세심하게 관찰을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다.
언어능력 상승!?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운다!
과거 옹알이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깨깨깨', '바바바', '아따따'처럼 많은 단어를 섞는 건 아니지만, 뭔가 절묘한 타이밍에 리듬감 있게(?) 소리를 내니까 가끔 웃기기도 한다. 우리 아이는 로션 바르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이때마다 '엄마'라는 단어를 아주 능숙하게 말한다. 짝꿍은 그냥 '음마'라고 주장하지만, 내가 듣기론 '엄마' 같다! 아직 '아빠'는 못하고, '아바바바'는 잘한다.
나도 미라클 모닝 따라 할 거야!
아이가 미라클 모닝을 알리가 없다! 하지만 아이가 요 근래 아침 5시~5시 20분에 일어날 때가 많다. 내가 출근한다고 5시 30분에 일어나는데, 그것보다도 빠르다. 사실 나는 괜찮은데 짝꿍이 아주 죽을 맛이다. ㅠㅠ 가끔 7시에 일어 나주면 감사하다고 큰 절을 할 정도다. 편안한 하루를 위해, 아이 저녁 수면시간을 고민을 해봐야겠다.
그 외에는...
여전히 손가락을 열심히 빨고 있다. 간혹 당황하거나 불안한 표정일 때 손가락을 빠는 걸 본 적은 있지만, 요즘은 그냥 심심하면 손가락을 빠는 것 같다. 가끔 자다가 앓는 소리를 낼 때가 있는데, 가까이 가보면 손가락 빨면서 내는 소리다.
나도 요즘 이상한 습관이 하나 생겼다. 자기 전에 아이 숨 쉬는 모습을 보고 자야 뭔가 안심이 된다. 그래서, 아무리 늦은 시간에도 자기 전 아이 방에 들러 아이 숨소리를 꼭 듣고 잔다. 성격이 변한 건지..ㅎㅎ
한 달 뒤엔 드디어 첫 돌이다. 설레고 힘들었던 육아 1년이 다되어 간다.
다양한 관점에서 포스팅으로 남기고 공유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