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뭔가 집이 좋든 안 좋든 시끌시끌하다.
말소리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ㅠㅠ
첫째
안돼!! 그거 내 장난감이야!!
둘째의 행동반경이 높아짐에 따라 장난감을 본격적으로 강탈(?)하러 갈 수 있게 되었고, 따라서 티격태격이 아니라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첫째도 억울해서 물리적인 수단을 동원하였으나, 다소 격해질 것을 우려하여 부모를 부르라고 지도하였더니, 미처 봐주지 못할 땐 어쩔 줄 몰라하는 것 같다. 따라서 첫째가 절규하는 일이 많아졌다. (미안해 ㅠ)
요약하면..
1. 둘째가 첫째 작품 박살
2. 첫째 오열
3. 첫째와 둘째 분리
4. 둘째 오열
둘째 다른 장난감을 쥐어주기, 부모 소환하기 등 다름대로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고, 완벽하진 않지만 공간 분리도 했다. 하지만 미봉책에 불가하여 고민이 많다. 장난감이야 그래도 쉽게 해결되지만, 간혹 첫째가 만든 레고 조형물을 둘째가 산산조각 내는 일이 있다. (빨리 둘째가 커서 말귀를 알아 들어야..)
형아 같이 놀자..ㅎㅎ
이런 문제들이 있지만, 그래도 대개 잘 지내는 모습이 많다. 보기 좋다.
나 어제 친구랑 놀이동산 갔다 왔어요!(?)
하루에 있었던 일을 계속 말해준다. 예전에는 물어보면 말해줬는데, 요즘은 계속 재잘재잘 떠드는 느낌으로 말해준다. 기억력이 좋아져서 그날 있었던 일을 조금 더 능숙하게 말하는 것 같다. 가끔 듣다 보면 재밌는 이야기도 있고 속상한 이야기도 있다. 남자 애들은 초등학생만 돼도 얘기하기 귀찮아할 걸 생각하면, 첫째가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다는 거에 감사한다. (물론 가끔은 귀 아프기도..)
하지만 모든 일이 다 사실은 아니다. 전날 분명 하루 종일 가족과 함께 있었으면서 뜬금없이 친구와 놀러 갔다는 말을 한다. 익숙한 단어의 반대말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는데, (작은 걸 크다고 한다거나) 이번엔 없었던 일을 말하니 조금 난감한 느낌이다. 뭔가 일부러 하는 거짓말은 아닌 것 같은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 시기에 이러는진 모르겠다. 썩 나쁜 경험은 아니지만, 정작 중요할 때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말하다 보니 진위를 가려내기가 난감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기억나는 일은 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오늘 일인 것처럼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일주일 전에 놀러 갔다 왔는데 오늘 아침에 거기 갔었잖아 ~ 하던지)
아직 시간에 따른 단어선택을 잘 못하는 것 같아 저번에, 또는 어제 라고 시기를 정정해 주는 중이다.
뭐든 해보고 싶고 잘하고 싶은 마음인지 다 해봤다고 한다.
'어렸을 때 우주선을 타고 우주에 가봤어!'
'할아버지랑 배를 타봤어!'
역시 전혀 없었던 일이다..ㅎㅎ
내가 내가!
최근 다시 '내가'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주로 집안일과 같이 부모가 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며, 빨래 개기부터 설거지까지 다양했다. 실제로 빨래 개기는 알려줬더니 나름대로 잘 해냈다. 뭔가 주도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은데, 아직 도와주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마음이 고맙다고 알아준 후, 다른 간단한 일 위주로 시키는 중이다.
스스로 옷 입기도 열심히 하고 있다. 어려워해도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열심히 한다. 문제는 시간이 없어도 꼭 스스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는 것이다..ㅠ
이런저런 일들을 스스로 하다 보니 집중력도 올라라고, 소근육도 발달하는 것 같다. 예전보다 정교한 작업을 잘한다.
땡깡 부리기는 여전해요!
요즘도 강하게 떼를 쓰고 소리를 지르며 부모의 지시에 반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지난달 많은 대화(?)를 했더니 예전처럼 막무가내로 떼를 쓰진 않고, 강도도 다소 약해졌다. 부모가 말하는 걸 잘라서 먼저 말하려고 하는데, 이게 부모와의 기싸움인가 싶기도 하다. (우위에 서있으려고 하는 듯 한 뉘앙스?) 사실 확대 해석일 수도 있다.
요즘은 훈육 도중 부모 표정을 보고는 '엄마(아빠)가 화를 내지 않아 줬으면 좋겠어요!'라고 울먹거리며 정중하게 말하기도 하는데, (딱히 화를 내지 않았지만) 뭔가 미안해지는 느낌도 들고, 기분도 썩 좋지 않다. 그래도 고칠 건 고쳐야겠지만..
둘째
여기저기 같이 붙어 다닐 거예요!
다리 힘이 좋아졌다. 등반 본능이 있어서 어디를 자꾸 올라가려고 하고, 실제로 턱이 낮으면 그냥 올라가기도 한다. 아직 낙법(?)을 알려주지 않아 위험한지라 항상 눈에 두고 살아야 한다. 보통 부모 다리와 같이 어딜 짚고 서있는데, 가끔 신나서 짧지만 아무것도 짚지 않고 서있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둘째의 근력 파워업 덕분에 집안 구석구석을 잘 돌아다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부모'가 있는 집안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다. 요즘 둘째가 낯가림이 생기고 분리불안 시즌이라 어디 떨어뜨려놓으면 울고불고 난리가 난다. 그래서 육아 난이도가 급상승했다.
열두 시가 되면은~ 소리 지른다!
요즘 둘째가 말이 트려는지 목소리가 커졌다. 신날 때, 졸릴 때 특히 말이 많아지고 소리가 커진다. 가끔 재밌게 들릴 때도 많은데, 이게 한밤 중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상하게 자다가 항상 밤 11시~새벽 1시쯤 깬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왜 깨는 거지?ㅠㅠ 덕분에 육아 난이도가 또 상승했다.
애초에 둘째는 첫째와 같이 재우는 선택을 하면서 분리 수면 훈련을 하지 않았는데, 그래서인지 둘째가 깰 시간쯤 옆에 부모가 없으면 다시 잠에 들지 못한다. 짝꿍은 첫째와 둘째가 의지하면서 잘 자기를 바란 것 같은데, 현실은 부모 중 한 명이 계속 같이 자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지 고민이 많다.
이젠 일반식으로!
분유량이 줄었고 일반식을 먹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로 진 밥이라던가, 구운 소고기를 얇게 만들어 주면 알아서 잘 먹는다. 그래서 얼마 전 갔던 고깃집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톡톡히 봤다.
먹성은 여전히 좋아서 곧 일반식 수준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당분간 집이 지저분해지는 건 덤이다.
이런저런 표현을 시작해요!
소리도 열심히 내지만, 박수치기, 안녕 인사하기, 만세 하기 정도는 시키면 한다. 아니면 상황에 맞게 눈치껏 따라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본인도 하고 재밌어하는 게 포인트!
그 외
첫째 잠꼬대가 한 번씩 격하다. '어어 안돼!!', '으.. 으아!!' 등등 ㅎㅎ
첫째가 자꾸 자기를 보라고 한다.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근데 이미 보고 있잖아..)
첫째가 마이쮸에 미쳐있다. 제발 그만 찾아..
첫째가 레고 만들다가 무너지면 거의 절규를 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쿠키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에서는 끈기 있게 잘했다. 혼자 놀 때와 수업 같은 느낌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둘째가 이앓이를 자주 하는 것 같다.
둘째가 옆에서 첫째 책 읽기, 나팔 불기를 보더니 본인도 잘 따라 한다. 뿌뿌~
둘째 애착인형으로 토끼인형 깡총이가 생겼다. 요즘 거의 난도질당하고 있다. ㅎㅎ
둘째가 돌사진 촬영, 가족사진 촬영을 했다. 형제가 예쁘게 잘 나왔다.
세 살 터울의 장점이 생겼다. 둘째 어린이집 갈 때 첫째가 유치원을 가서 낮잠 이불을 사지 않아도 된다. (별건 아님..)
설날에 세배를 했는데 이제 제법 그럴듯하게 한다.
첫째가 폭설이 왔을 때 눈사람을 만들며 정말 재밌게 놀았다.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 같아 보기가 좋다.
첫째 둘째 모두 아쿠아리움을 좋아한다. 이번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갔는데 벨루가와 왕조개(?)를 좋아했다.
요즘 추워도 너무 추워서 감기에 걸렸더니 정신이 없다.
얼른 따뜻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