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성장 속도가 빨라져서 매우 역동적인 한 달을 보낸 기분이다.
하루하루 변하고 있는 아이 모습이 눈에 보인다.
밖에 나가고 싶어요!
우리 아이는 소위 말하는 '나가자 병'에 걸린 것 같다. 눈뜨고 30분 정도 지나면, 꼭 창문을 보거나, 중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주변에서 듣긴 했지만, 부모 MBTI 성향이 둘 다 I로 시작하는데.. 정말 이럴 줄은 몰랐다. 덕분에 바깥바람을 자주 쐬고 좋긴 하지만, 조금 힘들다.
나가는 건 좋은데.. 저기.. 일단 밥부터 먹지 않을래..?
최근 잦은 외출로 활동이 많아지면서 체력도 좋아진 모양이다. 2번 자던 낮잠도 1번으로 줄어들었고, 집에서는 이제 거의 뛰어다니다시피 하고 있다. 활동량이 좋아지면서 각종 위험요소도 많아져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졌다. 가끔 앞만 보고 돌파를 해서 장애물에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것보다, 아이 보러 달려가다가 부모가 여기저기 부딪히며 더 많이 다치고 있다는 건 불편한 진실이다.(?)
우리 아이에게 정말 중요한 분기점이기도 한 구강기 끝나가고 있다. 사실 이건 나도 스트레스였는데, 이것 저것 다 입에 집어넣어서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직 가끔씩 입에 물건을 가져가기도 하지만,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까꿍! 할 줄 아는 게 많아져서 놀랐죠?
신체가 성장하면서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졌는데, 놀이에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는 아이다. 며칠 정도는 스스로 소파 등반을 시도했는데, 기어코 1주 만에 소파를 등반했다. 설마 저기를 올라갈까 했는데, 화들짝 놀랐다. 아이를 베이비룸에 잠시 모셔놨더니, 나가고 싶어 하는 아이가 베이비룸을 밀다가 잠금장치를 무게로 부숴버리기도 했다.
가끔 자기 힘에 놀라 넘어지기도 한다!
이래저래 자신감이 많이 생겨서 그런지, 집에 있는 붕붕카나 붕붕트레인(?)을 타고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대신 짜증도 함께 늘었는데, 자유자재로 방향을 조절하는 건 힘들어서 스스로 짜증을 많이 내곤 한다.
최근 꽤 놀란 것이 2가지 있는데, 스스로 책을 읽거나 스스로 블록 쌓기 놀이를 하는 것이다. 글은 몰라도 책을 펼쳐서 혼자 본다는 것이 신기했다. 나도 잘 몰랐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몇 권 있었다. 항상 그 책들만 가지고 와서 읽어달라고 하는데, 버튼을 누르는 걸 좋아해서(버튼에 아주 환장한다) 주로 사운드북을 들고 온다. 하루에 20번 이상 같은 책을 읽어야 하는 건 참 곤욕이다..ㅠㅠ (그래도 읽어야지..) 책에 나오는 특정 단어(곤지곤지 죔죔, 똑똑 등)를 간단한 동작과 함께 가르치니, 책을 읽어줄 때 가르쳐준 동작을 같이 하는 것도 정말 신기했다.
셀프 블록 쌓기를 하는 것도 정말 신기했다. 맨날 정리해놓은 블록들을 가져가서 얍! 하면서 부수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부수고 쌓고를 반복하면서 논다. 블록 쌓기 놀이는 15개월부터 24개월 사이에 주로 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게 블록 쌓기 놀이 범주에 들어가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걸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블록 쌓기는 아니지만, 물건을 조심스럽게 옮겨 담는 행동도 가끔 보인다.
요즘은 조금 시들시들해졌지만, 한때 까꿍놀이를 엄청 좋아했었다. 스스로 까꿍놀이를 하기 위해 숨기도 했었는데, 조금 심취했을 때는 자기 눈을 가리면서 셀프 까꿍 놀이를 하기도 했다.
죽보다는 주먹밥 먹을 거야! 하지만 노는 게 제일 좋아!!
요즘 먹는 양이 전체적으로 줄었다. 활동량이 많아진 이후부터 밥 먹는 기쁨보다 노는 즐거움이 더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항상 어딘가로 가서 놀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침은 잘 먹는 편이고, 점심은 더럽게 안 먹고, 저녁은 호불호가 갈린다.
일단 주먹밥 형태로 줘야 그나마 잘 먹는 것 같은데, 정말 죽어도 안 먹는 날이면 아기 치즈라는 치트키를 사용하고 있다. 뭐가 되었던, 먹는 것 위에 치즈를 올려주면 그렇게 잘 먹을 수가 없다. (치즈 만세!)
아이가 밥만 먹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 하루 중 한 끼는 꼭 집에서 만든 바나나빵으로 대신하고 있다. 짝꿍이 아주 잘 정리해놨다. 생각보다 잘 먹고, 간식으로도 안성맞춤이라 좋다.
그 외..
최근 투레질하는 빈도가 늘었다. 그냥 해도 침이 줄줄 새는데 밥 먹을 때, 우유 먹을 때 시작하면.. 후..ㅎㅎ 인내심 테스트당하는 기분이 자주 든다. ㅠㅠ
여전히 로봇청소기를 좋아한다. 이제는 로봇청소기를 타고 노는데, 이쯤 되면 로봇청소기가 고장나진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고, 가끔 로봇이지만 좀 불쌍하게 보이기도 한다.
요즘 아이가 박수 잘 친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칭찬을 많이 해줘서 그런 거 같다고들 하는데..(머쓱) 아이가 힘이 생기니 손바닥이 조금 찰져져서(?) 박수 소리도 조금 커졌는데, 같이 놀 때 가끔씩 맞으면 조금 아프다. ㅠ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 준비를 해야 될 시기가 온 것 같다.
요즘 집에서 하늘을 보면 철새들 날아다니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최근 들어 독감이 유행한다니, 건강 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