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축구를 했다.
회사에서 축구 대회 준비를 위해 다른 회사와의 친선전이 있었는데,
골키퍼 포지션 인원이 부족하여 팀장님이 나에게 도움을 구했고,
짝꿍에게 말했더니, 흔쾌히 허락해 줘서 참여하게 되었다.
목적지 성남양지축구장. 처음 가보는 축구장이었다.
둘째 출산 후 처음 갖는 자유시간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즐거웠었는데,
주차 중인 벤츠를 박다.
말 그대로 벤츠를 박았다.
여태 살면서 처음으로 사고를 냈다.
축구장 가는 길이 좁았고, 그때 유독 차가 많았지만
결국은 다 핑계고 명백한 내 잘못이다. 과실 100% ㅠㅠ
(사고 수습으로 계속 있었는데, 정말 한적한 도로였다.)
차주분에게 사과를 드리고 보험 처리로 마무리했다.
친선전이 이렇게 거칠다니..
사고 수습을 마치고, 예정되어 있던 축구를 시작했다.
분명 친선전인데, 거친 축구가 이어졌다.
친선전이라면 보통 골문으로 향하는 킬패스 잡았을 때
골키퍼 쪽으로 달려들지 않고 옆으로 피해 주는데,
상대는 공 잡을 각도 안 나오면서 피하지 않고 그대로 돌진했다.
결국 같은 패턴으로 머리를 차여서 두 번이나 쓰러졌다.
(다른 필드 멤버들도 꽤 다쳤다.)
괜찮냐고 걱정해 주시는데, 걱정되면 들이박질 말던가..
가뜩이나 오랜만의 축구라 힘든데.. 어휴..
결국 치명적인 부상까지..
그래도 어찌어찌 잘 마무리될 것 같더니,
결국 잘못 넘어져서 크게 다쳤다.
처음엔 그저 어깨가 빠진 줄 알았는데..
근처 병원 응급실에서 확인 결과, 인대 파열로 보인다고 했다.
병원이 연고지와 멀고, 시간도 늦어서 일단 임시조치 후 귀가했다.
다음 날 관절 전문 병원에 갔더니 바로 수술해야 된다고 하더라.
진료 의뢰서 덕분인지 바로 수술을 진행했다.
집에서 요양 중
그렇게 지금까지 오른팔을 봉인당하고 집에서 요양 중이다.
재활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이 포스팅도 아주 천천히 작성했다.
가끔은 오른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왼팔만 쓰면서
한 땀 한 땀 작성 중이다. (오른팔의 소중함을 느낀다. ㅠㅠ)
액땜, 삼재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었다.
난 삼재도 아닌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으려고..
짝꿍이 말하길, 보내면서 걱정은 했는데..
이 정도로 다쳐올 줄은 몰랐다고..
요즘 내 덕분에 고생이 많으시다.
역시 안 하던 짓을 하면 조심해야 한다.
이번 축구가 내 인생 마지막 축구가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