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축구를 하다가 어깨에 큰 부상을 입고 오른팔이 봉인되는 일이 있었다. 지금까지 운동하면서 뼈, 근육 쪽으로 크게 다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엔 '이게 이렇게 까지 다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범하게 넘어졌으나, 정말 크게 다쳤다.
부상 발생, 응급실 방문
진단명 : 우측 견봉 쇄골 및 오구 쇄골 인대 파열
처음엔 어깨뼈가 나간 줄 알았는데, 어깨 쪽 인대 파열로 확인되었다. 보통은 자전거 낙차로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행히 인대 파열만 있었고, 뼈는 괜찮았다.
척추관절 전문병원 입원, 수술
기간 : 수술 후 약 1주 입원
병원비 : 약 600만 원 (MRI 2회, 팔 보조기 포함)
응급실에서 찍은 X-Ray, 진료 의뢰서를 들고 근처 병원급 척추관절 전문병원을 방문했다. 처음에는 환자가 많아서 오후 MRI였는데, 병원 측의 배려로 오전에 MRI 촬영을 했다. (정황 상 비응급환자의 촬영 시간과 바꾼 것으로 추측)
영상 촬영 후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이런저런 설명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술이 꼭 필요한 상태였다. 아마도 원장님이 상태를 보자마자 이미 수술을 정했다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곧이어 간호사와 상담을 통해 입원, 수술, 일정, 비용에 관한 설명을 자세히 들었다. 병원비 중 수술비 비중이 컸는데, 고비용 비급여 재료가 있다고 한다. (약 200만 원) 이후 각종 동의서 사인을 마치고 입원 수속을 밟았다. 입원하고 환자복으로 환복 하자마자 수술이 잡혔다. 처음엔 오전 수술이 힘들 것 같다며 오후 수술로 들었는데, 병원 측에서 수술 시간을 당겨주었다. (아마 이것도 배려로 보임)
해당 영상은 탈구지만, 수술 및 치료는 이 영상과 비슷한 것 같다. 수술 후 오른팔 보조기는 약 6주 간 항시 착용해야 하며, 어깨에 박힌 2개의 핀도 그 시기 정도에 뽑는다고 했다.
약 1주일 간의 병동 생활을 마치고 2주 치 진통제와 함께 퇴원했다.
통원 치료
기간 : 5주
내용 : 보조기 착용, 통원 치료 (X-Ray 촬영, 소독)
퇴원 후 주 1~2회 통원 치료를 받았다.
수술 부위, 삽입된 고정핀 상태, 소독이 목적으로 보인다.
퇴원 초반 집에서 생활할 때 우측 팔이 상당히 불안정하여 조심해야 했다. 사이즈가 제법 큰 반팔 티셔츠 입는데도 고역이라 병원복을 따로 2개 구비했다. 양쪽 어깨가 절개된 병원복을 구비하면 병원에서도 제법 도움이 된다. 대신 찍찍이, 단추가 아닌 철제 버튼형일 경우 X-Ray 촬영 때 탈의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퇴원 후 약 5주간 보조기와 함께 생활했다. 소화도 안되고 자세도 불편해서 참 싫었는데, 이상하게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팔이 떨어질 것 같았다. 싫지만 참 고마운 놈이다.
통원 1주
우측 어깨에 박힌 2개의 고정 핀이 모두 밀려 나와서 힘으로 다시 눌렀다. 육아 때문에 불가피하게 어깨를 사용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았다. 원장님이 정말 힘껏 눌러서 겁을 먹긴 했는데, 누른 힘에 비해 별로 아프진 않았다.
통원 2주
핀 1개를 제거했다. 핀 2개 중 1개가 결국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셨다. 핀은 수술 없이 외래 진료로 간단하게 뽑을 수 있다. 딱히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손쉽게 뽑혔다. 원장님은 어차피 빠질 핀이니 괜찮다고 했다. 대신 남은 핀이 빠지면 바로 내원하라고 말하셨다.
통원 3주
이쯤 되니 보조기 없이도 팔을 버틸 수 있게 되었다. 씻을 때마다 오른팔을 체크했는데, 확실히 전보다 힘도 생기고, 좋아진 기분이 들었다. (그래봐야 혼자 씻지도 못한다.) 2주 치 진통제가 떨어져서 그런가 가끔 어깨가 뻐근할 때가 있었다. 내원하니 3주만 참자고 하셨다.
통원 4주
특별한 건 없었고 몸이 좋아지고 있다. 2주만 참읍시다.
통원 5주
딱 5주 차 시작일에 내원했는데, 내 어깨 상태를 보시고는 남은 핀을 제거하자고 제안했다. 보조기도 해당 주말까지 착용하면 된다고 했다. 핀을 뽑으니 핀이 잡아주던 게 없어서 그런가 처음엔 어색했지만, 하루 지나니 적응이 되었다. 핀이 모두 사라지니 걸리는 게 없어서 편해졌고, 어깨 가동 범위도 조금 넓어졌다.
5주 내내 이 친구와 함께 생활했다. 소화도 안 되고 엄청 힘들었다.
재활 치료
기간 : 6주
내용 : 재활 치료
재활은 체외 충격파와 전기치료, 도수치료, 운동치료, 냉각치료를 병행했다. 보조기 제거 후 어깨가 뭔가 어색하고 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한 이틀 정도는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근육통에 시달렸는데, 특히 보조기 착용 탓인지 팔꿈치 안쪽 통증이 오래갔다.
재활은 6주로 끝나진 않고, 출근 전 주 2회 초반 집중 재활 기간을 기술했다.
재활 1주
재활 첫 주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체외 충격파부터 정말 충격이었는데, 가장 낮은 강도로 진행했음에도 엄청 아팠다.(!!) (마치 내파 당하는 기분..) 1500타를 선택했는데, 타 수를 올렸다면 큰일 날 뻔했다. 걱정했던 도수치료, 운동치료는 아프긴 해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어깨 가동 범위를 체크하며 몸을 쭉쭉 늘리고, 저강도 고반복 운동치료를 병행했다. 간단하지만 오랜만에 운동이라는 걸 하니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재활 이외에 병원에서 근이완제를 처방받았다.
재활 2주
2주 차부터는 점점 회복 속도가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팔이 계속 아프지만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많이 줄었다. 특별히 바뀐 점은, 혼자 씻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씻을 때 자세가 조금 기괴하고, 등을 씻기 힘든 점만 빼면 대체로 괜찮았다. 식사는 왼손으로 하지만, 오른손으로 해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체외 충격파 강도도 올렸고, 운동치료 시 아령 무게도 살짝 올렸다.
재활 3주
아직까지 만세 자세는 어렵고, 어깨에 불편한 감이 남아있다. (가끔 약간의 통증) 그래도 팔 힘이 좋아져서 앞으로 나란히, 목욕, 식사, 운전 등 전체적인 일상생활이 편해졌다. 하지만 회전근, 등 근육(날개뼈 쪽)에 아직 힘이 잘 안 들어갔다. 이 시기에는 뒷짐 지는 연습을 많이 했다. 도수치료사님께서 말하시길, 뒷짐 지는 자세가 잘 되면 어깨 가동범위 회복이 거의 다 된 거라고 했다.
재활 4주~6주
이 시기부터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진 않고, 정말 조금씩 좋아졌다. 앞으로도 조금씩 좋아진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간단한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을 하다가( 2~3개월 정도), 상태가 좋아지면 중량을 늘린 근력운동을 수행할 거라고 하셨다.
마무리
이제부터는 시간과 노력을 쏟아 원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만 남았다. 어깨는 재활이 참 힘들다고들 한다. 병원이든, 지인이든, 어디에 물어봐도 다들 같은 이야기다. 노력하지 않고 재활 운동을 소홀히 하면 그대로 굳는다고 하니 열심히 재활에 임해야겠다. (재활 실패로 어깨가 굳으면 다시 째야 된다고..ㅠ)
어쨌든, 앞으로 축구는 되도록 시청만 해야겠다.
(안 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