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발자국/생각의 흔적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하정훈 vs 오은영 육아

푸쥬 ! 2023. 6. 2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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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짝꿍이 소개해준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하정훈 육아 VS. 오은영 육아'라는 제목의 육아 이야기였다. 결론은 제목과 별 상관도 없었는 조회수 뻥튀기용 바이럴이다. 오히려 오은영 박사 이야기보다 육아 자체, 저출산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고, 내용도 꽤 인상 깊었다. 육아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두 분이기도 한데, 매체에서 역할은 조금 다른 분들이기도 하다. 유튜브 덕분에 두서없는 글을 몇 자 끄적여봤다.

 

 

 

정상애들 육아법은 달라요

 

유튜브에서 하정훈 원장에게 '요즘 육아 컨텐츠가 대세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라고 질문한다. 아마도 유튜브 제목으로 미루어보아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고 있는 '금쪽같은 내 새끼'를 타겟으로 한 질문일 것이다. 이에 하정훈 원장은 문제가 있는 애들을 위한 건 정말 필요한데, 매번 어려운 아이 이야기만 나오면서 소수의 이야기가 마치 다수의 이야기가 되었다고 우려한다. 또, 정상 애들 육아법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하정훈 vs 오은영 육아

사실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도 초반에는 정상 애들 육아법을 다루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추억 보정일 수 있겠지만, 내가 이렇게 몰랐나 생각하게 될 정도로 굉장히 유익했고 신선한 충격도 받았다. 오은영 박사가 제공하는 간단한 솔루션들을 통해 아이가 바뀌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놀랐던 기억들이 있다. 그때 당시 내가 몰랐던 부분이 너무나 많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며 깊게 공감하면서 '나중에 아이를 키울 때 이런 부분까지 신경 써주면 좋겠다', '이런 건 꼭 알아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현실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

 

하지만 어느샌가,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의 아이들이 출연하기 시작했다. 과하게 과격한 아이, 특수하게 아픈 아이 등 평범함과 동떨어진 아이들이 등장하였고, 그에 따라 특별한 육아 코칭이 시작되었다. 어떻게 보면 ADHD, 자폐아 비율이 제법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다수는 이런 아이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보다 알려주는 것은 많지만 덜 범용적인 프로그램이 되었다. 항상 역대급 금쪽이를 강조한다. 꼭 욕이라도 하라는 듯이. 조금은 기분 나쁜 프로그램이 되었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매체에서 주목받아  예전보다 나아지지고 고쳐지는 과정이 방송되면, 비슷한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상당히 도움을 받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접하는 대다수가 과연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을지는 의문이다.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하정훈 vs 오은영 육아

요즘 '금쪽같은 내 새끼'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들이 많아졌다. 방송사에서 일부러 이런 방송을 조장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한 것 같다. 결국엔 육아 프로그램이 오히려 육아를 굉장히 어렵고 힘들다는 인식을 계속 새겨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기 있는 육아 프로그램에서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소위 역대급 아이들을 조명하여 육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산한다. 평범한 아이들에게 범용적인 육아 방법으로 아이를 잘 키워야 하는데, 육아를 시도하기 전, 혹은 애초에 출산 전에 지레 겁부터 먹게 되는 것이다.

 

 

즐거운 육아를 위해 필요한 것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육아는 매우 매우 힘들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혔다. 힘든 건 맞지만, 육아를 하다 보면 즐거운 일도 많이 있는데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부각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god의 육아일기'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하정훈 원장은 '육아는 쉽다! 재밌다! 즐겁다!'라는 이미지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하정훈 vs 오은영 육아

마지막으로, 하정훈 원장이 언급한 내용 중 '문제 있는 애들은 오은영 박사님 같은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은 평범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정상 육아법에 대한 정보가 적은 게 문제다.'라는 말도 공감이 많이 간다. 부모는 아이가 무심코 낸 큰소리에, 피부에 조그마한 트러블에 당황하며 해야 할지 모를 수 있다. 예전에 조리원에서 나와 처음 집에 갔을 때,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당황하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문제가 심각한 아이들을 위한 정보만 있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나머지 아이들을 위한 정보가 적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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