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으로 풀타임 육아를 짝꿍 없이 하게 되었다. 마침 이번 주말은 특별한 일정도 없었고, 육아로 힘들었을 짝꿍을 위해 며칠 전에 "주말에 약속 잡아봐!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라고 짝꿍에게 제안했었다. 짝꿍은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약속을 잡았고, 오늘 아침 집을 나섰다!
육아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출퇴근 때문에 낮에 아이를 볼 수 없어서 모르는 것이 많았다. 아이 이유식이나 패턴을 몰라서 대충 설명을 들었다. 아이가 어릴 때 재택근무를 하면서 약간 다져진 노하우를 믿고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장난감을 뒤집어서(?) 갖고 노는 것 같다. 대충 장난감을 만지작만지작 하더니, 갑자기 장난감을 뒤집어서 어딘가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소리가 나는 곳을 찾는 것 같기도 하고, 글씨가 새겨진 곳을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장난감이나 뒤집어서 관찰하는 모습이 특이했다.
놀아주는 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자리를 비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화장실이라도 가면 나를 찾는 소리가 들린다. 또 아이와 한 공간에 있고 아이의 시야에는 닿는 곳에 있으나, 거리가 조금만 멀어져도 오매불망 나를 쳐다보고 있다. 뭔가 아련하고 짠해서 안 갈 수가 없었는데, 이럴 때마다 빨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이 밀렸다. ㅠㅠ
사실 이것보다 더 걱정인 건 이유식 시간이었다. 보통 짝꿍이 밥을 챙기기 때문에 내가 주면 안 먹을까 봐 긴장했다. 이런 생각은 항상 현실이 되더라. 언제부터 우리 아이 춤 솜씨가 이렇게 좋았었는지.. 아침부터 역시 쉽지 않다. ㅎ
아침, 점심, 저녁마다 모아두었던 기를 쏟아 재롱을 부렸다! 아침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점심부터는 재롱이 먹혔는지 아이가 이유식을 곧 잘 먹어주어서, 평화롭게 이유식 시간을 마칠 수 있었다.
짝꿍이 돌아오기 전까지 아이와 새로운 놀이라던가, 외출이라던가, 짝꿍 버전이 아닌 내 버전의 책 읽기라던가.. 뭔가 좀 해보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기가 빨려서 뭐 제대로 하질 못했다. ㅠ 그나마 다행인 건 늘 하던 몸으로 놀아주기가 잘 먹혔고, 짝꿍이 귀가할 때까지 큰 문제없이 아이를 재웠다는 것이다.
늘 고맙지만, 오늘은 짝꿍의 노력이 좀 더 고마운 하루였다.